2인용자전거 20

장수동 은행나무

장수동의 800년 된 은행나무, 정말 멋진 나무죠! 인천 남동구 장수동 만의골 입구에 자리한 이 은행나무는 수령 약 8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약 30m, 둘레는 8.6m에 달하는 거목입니다. 1992년 인천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되었다가, 2021년 2월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62호로 승격 지정되었습니다.은행나무 앞에서은행나무 옆을 지날 때면우리 두리두바퀴는조금 천천히, 아주 조용히 달린다.다섯 갈래 가지가하늘도 품고, 땅도 감싸 안고—바람결 따라 살며시 발길을 멈춘다.가을이 되면황금빛 잎사귀가페달 밑으로 수북이 내려앉겠지.우린 그 위를미끄러지듯 지나가겠지…ㅎㅎ말없이 웃고,속삭이듯 기억한다.수백 해를 서 있던 저 나무처럼우리의 하루도천천히, 오래도록남기를 바란다.

여우비 내리던 농로에서

여우비 내리던 농로에서햇살이 내려앉은 농로,어린 모 사이로여우비가빗방울로 조용히원을 그리기 시작한다.그칠 듯 머뭇대더니잠시 후—후드득, 후드득하늘이 말을 꺼낸다.우비도 없고,화낼 일도 아닌 오후.우리 두리두바퀴는햇살과 빗줄기 사이를그냥,조용히페달에 힘을 더한다.— 서창동 농로에서 —2025년 5월 29일 오후

초여름의 바람을 따라

초여름의 바람을 따라따사로운 햇살이장수천 물결 위로 내려앉고우리 두리두바퀴는그 빛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길가엔 해당화가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안녕” 인사하고,푸르름 가득한 숲길이우릴 품에 안아준다.인천대공원에 닿으면하늘 향해 자란 메타세쿼이아가양팔 벌려 길을 열고,장미꽃밭의 붉은 속삭임에우리도 웃음꽃을 닮아 핀다.잠시 쉬며바람과 눈 맞추고,다시 달려간다.넓은 보리밭—이른 발길이 스쳐간 흔적 속에우리의 시간도조용히 스며든다.바람을 안고,햇살을 업고,우리는 오늘도 달린다.추억은 페달 위에 쌓이고하루는 그 위를 따라 흐른다.- 인천대공원에서 -2025년 5월 29일 목요일

궁평항, 노란 꽃잎, 푸른 바다

2025년 5월 22일 목요일햇살은 오늘말없이 등을 밀어주었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딱 그만큼의 온기로...길가엔아카시아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고,황금계국 노란 꽃잎은바람에 살랑이며 인사를 건넨다.울퉁불퉁 비포장길갑작스레 멈춘 두 바퀴펑크 난 바퀴처럼우리도 잠시 멈춰 섰다.다시 굴러간다.영종로 자전거길은 비교적 부드러웠다.하지만 역풍은 슬그머니 앞을 막아섰다.그 바람 속에서도우리는 웃으며 달렸다.궁평항에 닿자우리가 먼저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낚싯줄 드리운 풍경 속우리의 여정도 조용히 풀려나갔다.물회 한 그릇,식지 않은 오후 햇살 속에서우린 다시 페달을 밟는다.순풍은 등을 밀고엉덩이는 조용히 불평을 시작한다.안산이 보인다.‘이제 다 왔겠지?!’익숙한 풍경이 하나둘 손을 흔든다.집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

아카시아 꽃길 위에서

비를 데려오려는지회색빛 하늘 아래바람은 살랑살랑, 속삭입니다.시흥갯골생태공원 아카시아 꽃길,두리두바퀴, 우리 부부는 자전거 위에 조용히 몸을 실었습니다.앞에는 나,뒤에는 아내.나란히 맞추는 페달 소리엔우리의 긴 시간과 마음이 담겨차분히 흘러갑니다.흙길을 구르는 바퀴 소리는샤르르, 샤르르―그 속삭임에 마음도 부드러워지고,하얗게 핀 아카시아꽃 사이로수줍은 듯 찔레꽃도바람에 살랑이며 인사를 건넵니다.달콤한 아카시아 꽃향기가코끝을 간지럽히는 순간,“자기야, 향기 좋지?”아내의 미소가 피어오르고,세상은 그 웃음 하나에잠시 멈춘 듯 고요해졌습니다.말없이 달리는 길 위에서함께 걸어온 날들을 떠올리고,지금 이 순간,참 고맙다는 마음이 피어납니다.계절은 흘러가도오늘 이 꽃길,이 웃음, 이 향기…우리 마음속에영원히 피어 ..

누구냐, 넌?

2주 전,'막가부부'와 우리 ‘두리두바퀴’는 궁평항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약속했습니다.햇살 좋은 날이 이어지던 중, 하필이면 약속한 바로 그날에 비 소식이 들려와 아쉬운 마음을 시로 표현해보았습니다.누구냐, 넌?왜! 하필이면!어제는 햇살이 반짝였고오늘도 볕이 쨍쨍하다.그런데 자전거 타려던바로 그 내일,비가 온다고?도대체 누구 작품이냐?기상청인가, 하늘인가아니면 내가 너무 들떴나?이건 분명자연의 잘난 척이다.내 페달만 안 불쌍해…ㅠㅠ

자전거 타기로 한 나와의 약속

눈을 떴다.뒤척였다.일어났다.밥을 먹었다.자전거를 타기로 한 나와의 약속이문득 떠올랐다.하지만몸은 무겁고,마음은 침대에 머무르고 싶다.다시 눕는다.그러나 잠도 오지 않는다.고요한 방 안,멈춰 선 시간 속에서스스로를 다그쳐 본다.그래,일어나자.느려도 괜찮다.나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오늘도 다시, 페달을 밟자.

봄날을 만끽하는 두 바퀴 – 승기천에서 시화나래까지

4월의 맑은 봄날, 아내와 함께 2인용 자전거를 타고,승기천에서 시화나래휴게소까지 왕복하며눈과 코와 마음이 모두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봄꽃, 바람, 향기,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그 모든 순간을 시 한 편과 함께 남겨봅니다.봄날을 만끽하는 두 바퀴4월의 햇살이 유난히 고운 목요일,쉬는 날 아내와 함께두 바퀴 위에 마음을 실었다.승기천 자전거길 따라가슴엔 바람을 안고, 눈엔 햇살을 담고,활짝 핀 튤립이 우리를 부른다.페달을 멈추고, 사진 한 장—그 순간 봄이 멈춰 선다.걷는 이도, 달리는 이도모두가 봄의 풍경이 되어 스쳐가고느티나무는 푸른 기지개를 켜며바람 따라 그네를 탄다.물가엔 잡초들이 푸릇푸릇,작은 숨결마저 생기롭다.소래 바닷가 길을 달리면라일락 향기가 코끝에 스미고,해송십리길 너머, 오이도..

섬진강 벚꽃 라이딩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어둔 봄,올해는 꼭 섬진강 벚꽃길을 달려보자고 기다려왔습니다.주변엔 아직 꽃망울만 맺힌 나무들이 많아조금 더 기다려야겠다 생각했는데,3월 30일, 네이버지도 도로 CCTV로 본 섬진강 풍경에순간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이미 벚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던 거죠.망설일 틈도 없이 마음을 정하고,2025년 3월 31일 오후 3시,동광양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저녁 7시 30분, 중마버스터미널에 도착해근처 숙소를 정하고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그날은 동광양에서 하룻밤 푹 쉬고,다음 날,드디어 기다리던 첫 라이딩 — 배알도에서 섬진강을 향해벚꽃 속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영상보기https://youtu.be/zEMdKPkoIT0?si=GHqYqBJtH7FZ2ZS1♡ 라이딩 준비일(2025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