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들 30

내 가슴속에 두 마음이 산다

양심, 두 가지 마음양심(良心): 옳고 그름을 아는 도덕의 마음.양심(兩心): 내 안에 서로 다른 두 마음.오늘은 良心보다,조용히 마주 앉은兩心, 그 두 마음을 생각해 본다.ㅡ내 가슴속에 두 마음이 산다사람 마음엔하나만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내 안엔 늘 두 마음이 나란히 앉아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갈까, 말까할까, 말까하고 싶다, 하기 싫다여행을 앞두고“그래, 바람 쐬러 가자”는 마음이먼저 손을 들면,곧이어“귀찮은데… 그냥 집에 있자”는 마음이뒤에서 조용히 붙잡습니다.어느 쪽을 따르느냐에 따라,그날의 힐링이 달라집니다.운동을 생각하면“건강을 위해 운동하자”는 마음이씩씩하게 앞장서고,“힘든데… 내일 하자”는 마음이소파 끝에 턱 걸터앉습니다.어느 마음으로 가느냐에 따라내일의 체력이 달라지겠지요.자전거를 타려 ..

적은 돈 아끼려다, 더 큰 대가를 치른다

공영주차장이 코앞인데,몇 푼이 아까워길가에 대충 세워둔다. 🚗“에이, 잠깐인데 뭐…”“설마 지금 단속 오겠어?”그런 마음이 쌓여어느 날, 고지서 한 장으로 돌아온다. 🧾몇 천 원 아끼려다몇만 원, 몇십만 원이훅 날아간다. 💸그제야“재수가 없어서…”“운이 나빠서…”하며 하늘을 원망하고,단속 요원을 욕하지만, 🥶사실가장 큰 적은‘설마 괜찮겠지’ 하는'자기 자신'이었다. 😵‍💫연꽃은 청결, 순수, 신성함을 상징진흙 속에서도 피는 꽃이 있다.더럽히지 않고, 오히려 더 맑아지는 꽃—오늘 나도 마음 하나, 곱게 피워본다.

오늘도 둥지를 날아오른다

이 글은요,제가 택시 운전 중,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영업활동을 하며 느낀 하루를 풀어내고,새들의 먹이 활동을 비유해 담아본 것입니다.재밌게, 그리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ㅡㅡㅡ오늘도 둥지를 날아오른다나는오늘도 둥지를 날아오른다.뜨겁게 내리는 햇살 아래,날개를 펴고도시숲을 비행한다.모이를 찾아서,큰 것도,작은 것도,가끔은 상한 것도 있다.그리고,부리에 닿기 전텅 비어버린—쭉정이도 있다.그래도 나는 날개를 접지 않는다.요즘,가뭄에 메말랐고,하늘 아래 모이는 뜸하다.그래서 나는더 멀리, 더 높이,더 빠르게 날아본다.가끔은가지 끝에 앉아조용히 숨 고르며,모이 떨어지는 소리를 기다린다.오늘 줍는 모이는지금의 허기를 달래고,내일의 고요를 준비하게 한다.그렇게 날고 또 날아오밤중이 되어서야지친 날개로,다시 둥..

명품이 뭐길래, 명품보다 명품같은 나

명품이 뭐길래, 명품보다 명품같은 나어느 날,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명품이란 게… 대체 뭘까?명품 시계에 마음을 걸고,명품 가방에 시선을 빼앗기고,명품 옷으로 체면을 지키려는 사람들.가진 사람은 그렇다 쳐도없는 사람들까지 덩달아짝퉁이라도 걸치며명품을 흉내 내는 모습에조금은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비싸면 다 좋은 걸까요?비싸서 아깝고,그래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오히려 조심조심 다뤄야 하는 그런 물건이진짜 ‘좋은 물건’일까요?반대로,값은 적당하지만튼튼하고, 편하고,잃어버려도 속 덜 썩는 그런 물건,그게 오히려 진짜 ‘좋은 친구’ 같지 않나요?결국,명품은 값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나한테 잘 맞고,내 일상에 스며들어편안하게 나를 빛나게 해주는 것,그게 진짜 명품 아닐까요?명품을 찾기 전에내 몸..

인천대교, 구름 반지를 끼다

인천대교, 구름 반지를 끼다나는 오늘도길 위를 조용히 달린다.인천대교에 이르자,저 멀리 높다란 교각 봉우리에구름이 살포시 걸려 있다.마치 하늘이대교에게 구름 반지를 끼워준 듯,우아하고도 조용하다.비행기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듯차들이 하나둘그 고요한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나도 그 뒤를 따라희뿌연 빛 속에 몸을 맡긴다.구름은 어느새 안개가 되어나를 천천히 감싸 안는다.눈앞이 흐려질수록마음은 묘하게 맑아진다.ㅡ 인천대교를 달리면서 ㅡ 2025년 6월 22일이 시는 어느 날,인천대교 위를 달리며 마주한 풍경에서 시작됐습니다.도로를 따라 달리던 중,높은 교각 위에 살포시 걸린 구름이 눈에 들어왔고,그 모습은 마치 대교가 은빛 반지를 끼운 것처럼 느껴졌습니다.그 순간,차량들이 하나둘 구름 속으로 스며들고,저 ..

개모차 지나가면

요즘 거리에서 자주 만나는 개모차,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적어봅니다.(반려동물을 향한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쓴 글이에요 😊)개모차 지나가면골목을 지나다작은 바퀴 하나,천천히 흔들리며 다가온다.유모차인가 했더니하얀 털 북슬한 말티즈꼬리를 흔들며 앉아 있다.애기인 줄 알았는데개다.엄마인 줄 알았는데개엄마라 불린다.개 아빠,개 언니,개 할머니,모두 한 마음으로그 작은 생명에게세상의 따뜻함을 씌워준다.나도 안다,그 마음.작은 생명에 빠져웃고, 울고,품 안에 안아보았으니까.하지만한켠엔 문득 이런 생각도 스친다.개모차만큼유모차도 흔했다면,우리 동네 골목에도아기 울음소리조금은 더 들리지 않았을까?!사랑은 넘치지만세상은 비어가는 것 같아...오늘도 개모차 하나조용히 지나간다.

자전거 타다 떠오른 생각, 나무가 가르쳐준 계절의 마음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바람이 전해주는 자연의 속삭임에문득 마음이 머무를 때가 있어요.오늘도 그렇게,길가에 서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다그들의 사계절 속 마음을 다시 떠올려봅니다.---나무는요…🌳🌿 봄이 오면 나무는 조심스럽게 새싹을 틔웁니다.부드러운 햇살 아래,살며시 그늘을 만들 준비를 하지요.다가올 여름을 미리 약속하듯이요.🌲 여름이 되면 잎이 무성해져커다란 그늘을 드리웁니다.지친 이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그늘 속에 시원한 품을 내어주는 거죠.🍁 가을이 오면 잎은 붉고 노랗게 물들며,하나 둘 바람에 실려 떨어집니다.햇살이 다시 땅 위로 스며들게 하려는작고도 고요한 배려입니다.🪾 겨울에는 모든 잎을 내려놓고,앙상한 가지만 남겨둡니다.춥고 긴 계절 속에서도햇볕이 닿을 수 있도록끝까지 자리를 내..

땀으로 여는 아침

오늘도 달린다,멈춰선 세상 위,고요한 베란다의 작은 출발선에서.천천히,페달에 말을 건넨다.조금씩 힘을 싣자,몸 깊숙한 곳에서 열이 깨어난다.기어비를 낮추고,속도를 높인다—들썩이는 엉덩이,움직이는 나의 의지.이마에서,목덜미에서,가슴 한가운데에서첫 땀방울이 솟는다.그 땀은말 없이 흘러바닥에 작은 연못을 만든다.잠시,심장을 다독이며호흡을 고른다.그러다 다시—더 빠르게, 더 깊게.내 안의 구름이비가 되어 쏟아진다.숨을 고르고,수건으로 시간을 닦아내듯땀을 닦는다.그리고,멈춘다.시원한 샤워로 마무리하고,이제—오늘 하루를 향해달려간다.두 다리로,상쾌하게.ㅡ 2025년 6월 6일 ㅡ

흐린 날, 풍경 속을 걷다

비 소식 들려오던 아침,창밖엔 조용히 빗방울이 맺히고우린 말없이 배낭을 메었다.두 바퀴는 오늘 잠들어 있고우린 두 발로,달리던 그 길을느리게, 이야기꽃 피우며 걷는다.서창동 연못가엔연꽃이 발길을 붙잡고마음도 함께 머문다.소래습지생태공원,갈대숲 사이 새들은 노래하고탐방로 옆, 보라빛 광대싸리가 조용히 웃는다.발아래 털부들은 바람 따라 살랑이며우리를 풍경 속으로 이끈다.오랜 세월 소금꽃 피우던 염전창고는 지친 허리 굽히고,짠내 가득했던 염전도오늘은 조용히 쉰다.돌아오는 길,줄지어 선 붉은 넝쿨장미가우리 마음 한켠을 설레게 하고,그리고메밀냉면 한 그릇 앞에 앉아우린 오늘 하루를조용한 시처럼 마무리한다.ㅡ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ㅡ 2025년 6월 2일

시골집 텃밭에서

시골집 텃밭에 🏡불쑥 나타난 나를 보고 형제들이 깜짝 놀랐네.모처럼 오랜만에 오형제가 한자리에 모였다.고추, 가지, 푸성귀들 두 누나의 땀과 정성으로 파릇파릇 살아 숨 쉬고.오늘은 텃밭 한 켠 빈자리에 수박, 단호박, 오이 모종이 살며시 뿌리내리던 날.나는 이미 심어놓은 호박을 보며 "호박은 울타리 밑에 심어야지!"입으로만 거들었네.포도나무 그늘 아래 모여 앉아 아이스크림을 빨고, 수박조각을 씹으며, 우리의 이야기는 초여름 햇살처럼 피어나네.- 양주 백석에서 -2025년 5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