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내 부모님이 터 잡고 살아오신 동네, 녹양동.그리고 나와 형제들이 웃고 울며 자라난,참 많이도 정이 들었던 고향입니다.오래전, 나는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형제가 있어가끔씩 마음이 이끄는 대로그 길을 따라 고향을 찾곤 했지요.마을길을 걸으면어릴 적 기억이 사박사박 발끝에 밟힙니다.담장옆에 있던 장독대,방 안 가득 퍼지던 아버지의 기침소리,엄마의 따르르 재봉질 소리,벽에 걸린,오래된 괘종시계 하나에도추억이 주르르 달려듭니다.그래서, 이주를 앞두고손때 묻은 물건들, 낯익은 풍경들을 사진으로나마 꾹꾹 눌러 담아봅니다.세월의 틈에 마음 한 조각 묻어두려는 듯이요.하지만 이젠…우리 동네도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오래된 마을길이 사라지고,오랜 이웃들이 뿔뿔이 흩어져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