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바람을 따라
따사로운 햇살이
장수천 물결 위로 내려앉고
우리 두리두바퀴는
그 빛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길가엔 해당화가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안녕” 인사하고,
푸르름 가득한 숲길이
우릴 품에 안아준다.
인천대공원에 닿으면
하늘 향해 자란 메타세쿼이아가
양팔 벌려 길을 열고,
장미꽃밭의 붉은 속삭임에
우리도 웃음꽃을 닮아 핀다.
잠시 쉬며
바람과 눈 맞추고,
다시 달려간다.
넓은 보리밭—
이른 발길이 스쳐간 흔적 속에
우리의 시간도
조용히 스며든다.
바람을 안고,
햇살을 업고,
우리는 오늘도 달린다.
추억은 페달 위에 쌓이고
하루는 그 위를 따라 흐른다.
- 인천대공원에서 -
2025년 5월 2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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