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2

택시 위에서 써 내려간, 내 인생 이야기

택시 위에서 써 내려간, 내 인생 이야기 🚕어느덧 택시를 몰기 시작한 지도손가락으로 셈하기 어려울 만큼 시간이 흘렀네요.처음 핸들을 잡던 날이 아직도 선한데,돌아보면 정말 참 멀리도 왔구나 싶어요.---솔직히 처음엔수입도 별로 없고 생활도 빠듯해서속상한 날이 많았어요.아침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오늘은 얼마나 벌 수 있을까…”그 걱정이었죠.그 시절, 밥 한 끼 먹는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했는지이젠 더 또렷이 기억납니다.김밥을 싸서 차 안에서 후다닥 먹고,도시락 밥을 챙겨 다니다가,겨울이면 찬밥에, 보온병에 싸온 뜨거운 물을 부어 말아먹기도 했어요.한동안은 한 끼 굶고,저녁에 집에 들어와 허겁지겁 먹고다시 일하러 나가던 날들도 있었죠.---그런데요, 참 신기해요.조금씩, 꾸준히 하다 보니까빚도 다..

나의 이야기 2025.06.19

쉼표 하나, 가는 봄

쏟아지는 햇살을 뒤로하고,달리던 페달을 살며시 멈춘다.나무 그늘 벤치 위,조용한 쉼표처럼 나란히 앉는다.정성껏 싸 온 도시락,젓가락 끝에 사랑이 담겨 있다.벤치 앞 습지엔 갈대들이바람의 손길에 스르르,속삭이듯 노래하고—나뭇가지 사이에서, 갈대숲 속에서,작은 새들 목청껏 봄을 부른다.그늘 속 벤치마다누군가의 봄이 머무르고,우리의 시간도그 속에 조용히 젖어든다.잠시 머문 봄을 접고,다시 길을 떠난다.들판과 논, 곳곳에어린 모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고,모를 기다리는 논엔바람이 빨래판 같은 물결을 일으키며조용히 스쳐간다.-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2025년 5월 26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