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시집

흐린 날, 풍경 속을 걷다

한영(dohk61) 2025. 6. 2. 14:58






비 소식 들려오던 아침,
창밖엔 조용히 빗방울이 맺히고
우린 말없이 배낭을 메었다.

두 바퀴는 오늘 잠들어 있고
우린 두 발로,
달리던 그 길을
느리게, 이야기꽃 피우며 걷는다.

서창동 연못가엔
연꽃이 발길을 붙잡고
마음도 함께 머문다.

소래습지생태공원,
갈대숲 사이 새들은 노래하고
탐방로 옆,
보라빛 광대싸리가 조용히 웃는다.
발아래 털부들은 바람 따라 살랑이며
우리를 풍경 속으로 이끈다.

오랜 세월 소금꽃 피우던
염전창고는 지친 허리 굽히고,
짠내 가득했던 염전도
오늘은 조용히 쉰다.

돌아오는 길,
줄지어 선 붉은 넝쿨장미가
우리 마음 한켠을 설레게 하고,

그리고
메밀냉면 한 그릇 앞에 앉아
우린 오늘 하루를
조용한 시처럼 마무리한다.

ㅡ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ㅡ
     2025년 6월 2일




서창동 연못

소금꽃 피던 시간은, 조용히 눕고 있었다.
이곳에도 누군가의 땀이 있었다.
짠내마저 쉬고 있는 풍경ㅡ염전

복슬복슬하고 하얀 솜털ㅡ털부들

복슬복슬하고 하얀 솜털ㅡ털부들
광대싸리
산책길에서 만난 보라빛 광대싸리
해당화

소래로 길옆에 활짝핀 장미
소래로 자전거길에 핀 넝쿨장미

메밀냉면 한 그릇으로 오늘의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