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내리던 농로에서
햇살이 내려앉은 농로,
어린 모 사이로
여우비가
빗방울로 조용히
원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칠 듯 머뭇대더니
잠시 후—
후드득, 후드득
하늘이 말을 꺼낸다.
우비도 없고,
화낼 일도 아닌 오후.
우리 두리두바퀴는
햇살과 빗줄기 사이를
그냥,
조용히
페달에 힘을 더한다.
— 서창동 농로에서 —
2025년 5월 29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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