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을 이고
비바람을 조용히 견뎌 낸 찔레꽃 하나,
현관 앞 고요한 오후를 물들인다.
오랜 벗 같아라,
말없이 너를 기다려 주었지.
문득 떠오른다.
어린 날 밭으로 향하던 길,
개울가에 수줍게 피어 있던 찔레꽃 무리들.
지금 이 꽃도
그때 그 꽃일까.
시간을 건너와
다시 너의 곁에 피었을까.
살포시 속삭인다.
“나는 늘 여기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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