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회색빛 하늘 아래
자전거는 오늘따라 마음이 가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 끝에
“드라이브 갈까?”
말없이 웃는 아내와 함께
처음 마주하는 탄도항으로 향했다.
아이들 웃음소리 따라
갯벌엔 장화와 호미가 바쁘고
누에섬 가는 바닷길엔
물결보다 사람의 발자국이 더 많았다.
우리도 그 길 따라
조금 걷고, 조금 멈추며
바람을 안고 바다를 담았다.
돌아오는 길,
항구 앞 칼국수와 해물전에
늦은 점심을 나누며
소박한 하루가 따뜻하게 채워졌다.
아내의 처음 탄도항,
바람 속에 웃음이 피었다.
이렇게 우리 봄날도
고요히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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