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얼굴 2

익어가는 우리들

오랜만에 친구들을강욱이 농장에서 만났다.많은 얼굴은 아니었지만,하나하나 너무 반가운 얼굴들.총무 해경이,강욱이랑 땀 흘리며 음식 준비하느라 고생했지.덕분에 우리, 배부르고 마음도 따뜻했어.수다꽃 피우며어릴 적 얘기부터 요즘 사는 이야기까지시간은 훌쩍, 마음은 몽글몽글.누군가 말했지,나이 드는 건 늙는 게 아니라,익어가는 거라고.그래서 지금 우리는천천히, 예쁘게,맛있게 익어가는 중이야.이번에 못 나온 친구들아!너희는 얼마나 잘 익었니?다음엔 꼭 보여줘.너희 얼굴, 너희 웃음,그리고, 너희 이야기까지!

다시, 고향으로

하던 일을 멈췄다.심장이 먼저 고동친다.의정부!내 고향, 내 사람들—그곳으로 간다.강욱이네 농장.고향을 지키는 그 자리,우리는 거기서 다시 모인다.말 없이, 그러나 굳건히.한강을 건넌다—비에 젖은 창밖으로강 위를 스치는 바람은 낯익고,저만치 보이는 작은 산들엔하얀 꽃이 젖어 고개를 숙이고,연두빛 새싹들이 조용히 숨을 고른다.그리고… 그 너머, 북한산!웅장하고 거대한 그 산이빗속에서도 묵묵히 나를 지켜본다."고요히, 이곳을 지나야 한다"고향이 내게 속삭인다.오늘은, 어느 얼굴이 나올까?늘 나오는 그 친구들일까?아니면,기다림 속에 묻혀 있던그리운 누군가가젖은 어깨 위로조용히 나타나 줄까?가슴이 뛴다.비에 젖은 두근거림을 안고나는,다시, 고향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