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

잃어버린 내고향, 녹양동 52번지

이곳은…내 부모님이 터 잡고 살아오신 동네, 녹양동.그리고 나와 형제들이 웃고 울며 자라난,참 많이도 정이 들었던 고향입니다.오래전, 나는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형제가 있어가끔씩 마음이 이끄는 대로그 길을 따라 고향을 찾곤 했지요.마을길을 걸으면어릴 적 기억이 사박사박 발끝에 밟힙니다.담장옆에 있던 장독대,방 안 가득 퍼지던 아버지의 기침소리,엄마의 따르르 재봉질 소리,벽에 걸린,오래된 괘종시계 하나에도추억이 주르르 달려듭니다.그래서, 이주를 앞두고손때 묻은 물건들, 낯익은 풍경들을 사진으로나마 꾹꾹 눌러 담아봅니다.세월의 틈에 마음 한 조각 묻어두려는 듯이요.하지만 이젠…우리 동네도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오래된 마을길이 사라지고,오랜 이웃들이 뿔뿔이 흩어져야 하..

나의 이야기 2025.07.14

어버이날에 부치는 글

故 도진선 부친 탄생 100주년을 기리며...이 글은 저의 아버지, 故 도진선 님의 탄생 100주년의 해를 맞아그분의 성실했던 삶과 따뜻한 사랑을 기억하며 쓴 시입니다.흙내음 가득한 밭두렁에서,자전거에 꿈을 싣고 달리던 그 길 위에서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저의 뿌리이자 그리움이었습니다.---아버지, 그리움의 밭두렁에서글/한영(dohk61)이른 봄,똥지개로 시작된 하루.냄새보다 더 깊이 밴아버지의 땀이 있었습니다.배를 움켜쥐고밭두렁에 주저앉으셨던 그날,고통스러운 얼굴이아직도 제 마음에서 떠나질 않아요.내 손에건위정 다섯 알을 곱게 빠서 소다와 함께 섞어종이에 조심스레 싸서 전한 그날,내 가슴은아픈 아버지의 모습에겁이 나고 조마조마했습니다.햇살이 높아지면엄마를 기다리며집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시간.머리에 ..

나의 이야기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