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난 두 대의 텐덤
따갑게 내리쬐던 햇살이
서쪽 하늘로 조금씩 기울 무렵,
두리두바퀴는 길을 나섰다.
파란 하늘 위로
하얀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그 사이를 비집고 내려온 햇살은
여전히 뜨거웠다.
하지만 달리는 바람은 시원했다.
온몸을 스치는 바람에
한낮의 더위도 잠시 잊는다.
소래포구 해안길을 달리고,
배곧길을 지나
오이도를 또 달리고,
시화호를 따라 페달을 밟았다.
그리고 안산 화정천으로 이어지는 길.
산현동 마을의 내리막길을
시원하게 내려오는데
앞쪽에 익숙한 모습 하나가 보인다.
우리와 같은 텐덤 자전거.
오랜만에 다시 만난
막가부부였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우리는
반갑게 멈춰 서서
잠시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막가부부도 평소 달리던 코스와는 반대로
이날은 이 길을 달리고 있었다고 한다.
참 묘하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해
각자의 길을 달려왔는데
하필이면 같은 시간, 같은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예정했던 마지막 코스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두리두바퀴는 방향을 돌렸다.
오늘은 혼자 달리는 길보다
오랜 인연과 함께 달리는 길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두 대의 텐덤이
나란히 길을 달린다.
신기하게도
함께 달리니 다리에 힘이 더 생기는 듯하다.
한 대가 앞서면 한 대가 따라가고,
뒤처지면 다시 속도를 맞춘다.
말은 많지 않아도
페달의 리듬만으로 통하는 시간.
그렇게 함께 달리다 보니
어느새 화정천 끝에 닿았다.
어둠이 하나둘 내려앉기 시작했다.
낮의 푸른 하늘은 사라지고
가로등 불빛이 길 위에 하나씩 켜진다.
하지만 두 대의 텐덤은
멈추지 않고 힘차게 달렸다.
그리고 거북섬.
우리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맛있는 음식 앞에 마주 앉았다.
달리느라 허기졌던 배도 채우고,
오늘 있었던 이야기며
사는 이야기며
끝없이 수다를 늘어놓았다.
자전거를 타며 만난 인연은
참 묘하다.
평소라면 만나지 않았을 시간과 장소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고,
함께 페달을 밟다 보면
지난 시간도 어느새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오늘 막가부부가
평소 달리던 코스를 반대로 달리지 않았다면,
우리도 이 길을 달리지 않았다면
서로의 모습은 그냥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와 함께 달리게 될 이날을 위해
두 부부가 같은 길로 들어선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오늘의 만남이 더욱 반갑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또 하나의 약속을 만들었다.
11월 초,
춘천에서 인천까지 이어지는 길을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길 따라
함께 달려보기로 했다.
오늘은 푸른 하늘과
따가운 햇살 아래서 만났지만,
그날에는 어떤 빛깔의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다시 자전거에 올라
어둠 속 집을 향해 달린다.
하루의 햇살은 저물었지만
마음속에는 새로운 길 하나가
환하게 열리고 있었다.
오늘도 그렇게
두리두바퀴의 하루가 지나간다.
길 위에서 다시 만난 사람,
함께 달린 시간,
그리고 또다시 기다려지는 다음 길.
인생여행은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
우연히 만났지만
우연으로만 남지 않는 것.
함께 달릴 다음 길을
또 하나 만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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