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일을 멈췄다.심장이 먼저 고동친다.의정부!내 고향, 내 사람들—그곳으로 간다.강욱이네 농장.고향을 지키는 그 자리,우리는 거기서 다시 모인다.말 없이, 그러나 굳건히.한강을 건넌다—비에 젖은 창밖으로강 위를 스치는 바람은 낯익고,저만치 보이는 작은 산들엔하얀 꽃이 젖어 고개를 숙이고,연두빛 새싹들이 조용히 숨을 고른다.그리고… 그 너머, 북한산!웅장하고 거대한 그 산이빗속에서도 묵묵히 나를 지켜본다."고요히, 이곳을 지나야 한다"고향이 내게 속삭인다.오늘은, 어느 얼굴이 나올까?늘 나오는 그 친구들일까?아니면,기다림 속에 묻혀 있던그리운 누군가가젖은 어깨 위로조용히 나타나 줄까?가슴이 뛴다.비에 젖은 두근거림을 안고나는,다시, 고향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