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들

오늘도 둥지를 날아오른다

한영(dohk61) 2025. 6. 28. 03:13





이 글은요,
제가 택시 운전 중,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영업활동을 하며 느낀 하루를 풀어내고,
새들의 먹이 활동을 비유해
담아본 것입니다.

재밌게, 그리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ㅡㅡㅡ



오늘도 둥지를 날아오른다

나는
오늘도 둥지를 날아오른다.
뜨겁게 내리는 햇살 아래,
날개를 펴고
도시숲을 비행한다.

모이를 찾아서,
큰 것도,
작은 것도,
가끔은 상한 것도 있다.

그리고,
부리에 닿기 전
텅 비어버린—
쭉정이도 있다.
그래도 나는
날개를 접지 않는다.

요즘,
가뭄에 메말랐고,
하늘 아래 모이는 뜸하다.
그래서 나는
더 멀리, 더 높이,
더 빠르게 날아본다.

가끔은
가지 끝에 앉아
조용히 숨 고르며,
모이 떨어지는 소리를 기다린다.

오늘 줍는 모이는
지금의 허기를 달래고,
내일의 고요를 준비하게 한다.

그렇게 날고 또 날아
오밤중이 되어서야
지친 날개로,
다시 둥지로 돌아온다.

텅 빈 하늘 아래
내 마음에 남은 건,
오늘도 무사히 돌아왔다는
작은 안도.

그리고,
내일도 다시 날아오를
작은 용기 하나.
언젠가 돌아올 풍년을
나는 아직, 믿는다.

ㅡ 택시영업 중에 생각 ㅡ
     2025년 6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