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들

땀으로 여는 아침

한영(dohk61) 2025. 6. 6. 10:44





오늘도 달린다,
멈춰선 세상 위,
고요한 베란다의 작은 출발선에서.

천천히,
페달에 말을 건넨다.
조금씩 힘을 싣자,
몸 깊숙한 곳에서 열이 깨어난다.

기어비를 낮추고,
속도를 높인다—
들썩이는 엉덩이,
움직이는 나의 의지.

이마에서,
목덜미에서,
가슴 한가운데에서
첫 땀방울이 솟는다.

그 땀은
말 없이 흘러
바닥에 작은 연못을 만든다.

잠시,
심장을 다독이며
호흡을 고른다.
그러다 다시—
더 빠르게, 더 깊게.
내 안의 구름이
비가 되어 쏟아진다.

숨을 고르고,
수건으로 시간을 닦아내듯
땀을 닦는다.

그리고,
멈춘다.

시원한 샤워로 마무리하고,
이제—
오늘 하루를 향해
달려간다.
두 다리로,
상쾌하게.

ㅡ 2025년 6월 6일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