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들

차 안, 미지근한 오늘

한영(dohk61) 2025. 5. 17. 14:11

햇볕은 쨍쨍
바람은 살랑살랑
창밖 나뭇잎은 춤추는데

차 안은 숨 막힌다.
에어컨 없인 버티기 힘든 온도
여름이 슬며시,
그러나 확실히 내게 다가온다.

집에서 타온 커피
조심스레 뚜껑을 열고 한 모금—
그 순간 멈칫,
기대 없는 기대였는데, 무너졌다.

생각지 못한
미지근한 맛
달지도, 쓰지도 않은 온도에
입꼬리 대신 이마가 찌푸려진다.

다시 한 모금,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짜증만 더 깊어진다.

오늘 같은 날엔
차라리 편의점 냉커피 하나가
마음을 진정시켜 줄지 모른다.
적어도 그건,
나를 배신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