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놀이터에서 노는 우주

한영(dohk61) 2025. 5. 15. 20:14

조용~하던 놀이터에,
유치원에서 돌아온 친구들이 하나둘 모였어요.
금세 놀이터엔 웃음소리가 가득 퍼졌지요.
미끄럼틀도, 그네도, 자전거도 전부 아이들 차지였어요.

그 한가운데, 우주가 있었어요.
넓고 환한 미소를 가진, 귀여운 우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꺄아악!”
“너 움직였지~ 다시 뒤로~!”

우주는 친구들과 신나게 웃고,
뛰고, 구르고, 땀이 날 만큼 즐겁게 놀았어요.
시간 가는 줄도 몰랐죠.

그런데 말이에요—
해가 슬금슬금 지기 시작하자,
친구들이 하나둘 엄마 따라 집으로 가기 시작했어요.

“안녕~ 우주야!”
“내일 또 놀자~!”

이제 놀이터엔,
우주랑 또래 친구 한 명만 남았어요.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가 다정하게 말했지요.

우주야~ 너희 둘이 그네 한 번씩만 타고, 이제 집에 들어가자.”

아이들은 살짝 그네에 앉았어요.
몇 번 흔들흔들~
바람을 살랑살랑 타더니, 곧 내려왔어요.

이젠 그네만 혼자 살랑살랑,
미끄럼틀 위로는 바람만 지나갔죠.

우주야~”
할아버지가 다시 불렀어요.
“친구들도 다 집에 가고, 햇님도 이제 자러 갔단다.”

우주는 아직 놀고 싶었지만…
잠시 멈춰 서 있었어요.

그때, 할아버지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어요.

“조금 있으면, 달님이 우주 잘 자고 있나
창가에서 지켜볼 거야.”

그 말을 듣고,
우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렇게 우주는 아쉬움을 꾹꾹 눌러 담고,
자전거에 올라탔어요.
할아버지는 조심조심 자전거를 밀어주며,
우주와 함께 천천히 집으로 향했답니다.

놀이터엔 어느새,
조용한 밤이 살포시 내려앉았고—
하늘 위 달님이
말없이 웃으며 우주를 바라보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