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들
멈춤 속에 찾아온 선물
한영(dohk61)
2025. 4. 13. 15:09
올해 3월 4일,
나는 내 몸과 마음을 위해 큰 결심을 했다.
늘어나는 체중, 복부비만, 높아진 콜레스테롤 수치와 알콜성 지방간.
무심코 지나쳤던 생활습관들이, 결국 내 몸을 무겁게, 내 삶을 둔하게 만들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음식 앞에서 절제하고,
자전거 페달 위에서 땀을 쏟으며,
하루하루 조금씩 나를 바꾸기 위한 다이어트를.
살을 빼는 일은 단순히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었다.
나와의 싸움이었고,
삶을 다시 조율해가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작은 교통사고가
그 흐름을 잠시 멈추게 했다.
병원에 입원하고,
몸은 병실에 갖혀 움직이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
마음은 초조하고 불안해졌다.
하지만…
병실에서 받은 혈액검사 결과는 뜻밖이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간 수치도, 모두 정상 범위.
5주간의 시간 동안
내 몸이, 내 노력이 분명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감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조용히 미소가 번졌다.
내가 나를 위해 해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성취감.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 할 작은 다짐들.
지금은 멈춘 시간이지만,
이 멈춤조차 나에게는 선물이었다.
104호 병실에서
